작년 5월, 3일 내내 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서 보냈다. 이틀째 밤에 깨달았다 — 나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. 돗자리는 축축했고, 의자는 없어서 3시간을 쪼그려 앉았고, 핸드폰 배터리는 17시에 바닥났고, 햇볕에 탄 목덜미는 화요일까지 쓰라렸다.
올해 가는 친구가 “뭐 챙겨가?” 라고 물었을 때, 이 글을 썼다. 광고처럼 순위만 나열해두지 않겠다. 왜 필요한지, 어떤 걸 사야 할지,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 전부 적는다. 끝까지 읽으면 공연 당일 최소 세 번은 “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” 라고 중얼거리게 될 것이다.

📑 목차 (18개 섹션)
- 먼저 읽어야 할 한 가지
- 1. 돗자리 — 가장 많이 실패하는 품목
- 2. 접이식 의자 — 허리를 살리는 치트템
- 3. 보조배터리 — 20,000mAh 아래는 의미 없다
- 4. 선크림 — SPF50+ PA++++ 백탁 없는 것
- 5. 우비 — 우산 안 된다
- 6. 이어플러그 — 청력 보호
- 7. 물통·텀블러
- 8. 에어프레임 가방 + 크로스백
- 9. 휴대용 선풍기
- 10. 모자 + 선글라스
- 11. 구급 & 소모품
- 시나리오별 우선순위
- ·혼자 1일권 (라이트)
- ·커플 3일권 (풀세트)
- ·가족 3일권 (부모님 동반)
- 사지 말아야 할 것 (실수담)
- 결론 — 준비의 차이는 피로도의 차이
먼저 읽어야 할 한 가지
서울재즈페스티벌 준비물은 캠핑 장비를 줄인 버전 이라고 생각하면 쉽다. 차이는 두 가지:
1. 짐이 지하철로 운반 가능해야 함 (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 기준 도보 5분)
2. 공연 중간에 짐 정리·이동이 가능해야 함 (너무 무거우면 스테이지 이동이 스트레스)
즉 “캠핑템 100점짜리” 보다 “페스티벌 60점짜리” 가 훨씬 실전에서 낫다.
1. 돗자리 — 가장 많이 실패하는 품목
왜 필요한가: 올림픽공원 잔디는 오후가 되면 촉촉해진다. 맨땅에 앉으면 바지가 젖고, 얇은 천 돗자리는 이슬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. 공연 6시간 내내 엉덩이가 축축한 채로 있다가는 다음날 감기에 걸린다.
고를 때 체크:
– 방수 코팅 필수 (PE/PEVA 이중 구조)
– 사이즈 200×200 이상 (2~3명 기준). 140×180 은 혼자 가는 사람용
– 접으면 파우치 형태 가 좋음 (배낭 외부에 매달 수 있음)
– 무게 500g 전후
작년의 실수: 인터넷에서 제일 싼 9,900원짜리 산 결과 — 바닥에 까니 빳빳하지 않아서 돌멩이가 엉덩이로 전달됐다. 20분마다 자세를 바꿔야 했다.
이런 분에게: 혼자·커플이면 180×200 / 가족 3-4인이면 200×250 이상. 저녁 6시부터 쌀쌀해지니 두께감 있는 것이 좋다.
2. 접이식 의자 — 허리를 살리는 치트템
왜 필요한가: 돗자리만으로 버티면 허리가 50세가 된다. 저녁 8시 헤드라이너 공연 시작할 때 다리가 저려서 노래를 즐길 수 없다.
고를 때 체크:
– 총 중량 1kg 이하 (어깨 통증 방지)
– 폴딩 시 40cm 이하 파우치
– 내하중 100kg 이상
– 다리 끝이 넓은 것 — 잔디밭에 박히지 않음
주의: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잔디마당 안쪽 일부 구역에서 의자 반입 금지 가능성이 있다. 공연 2주 전 공지 확인 필수. 반입 제한되면 뒤쪽 여유 공간에서만 사용하면 된다.
이런 분에게: 40대 이상·허리 디스크 있는 분은 필수. 20대도 3일권이면 강력 추천. 싱글용 헬리녹스 스타일 + 저가 카피본 가격 차이가 크니, 한 번만 갈 거면 3~5만원대 중가형도 충분.
3. 보조배터리 — 20,000mAh 아래는 의미 없다
왜 필요한가: 하루 종일 영상 촬영 + 카카오톡 + QR 티켓 + 스포티파이 스트리밍이면 아이폰 배터리는 오후 3시에 사망한다. 10,000mAh 는 아이폰 15 기준 딱 2회 완충. 친구랑 나눠 쓰면 부족.
고를 때 체크:
– 20,000mAh 이상
– PD 20W·30W 고속충전 지원 (저속은 3시간 걸림)
– USB-C + 라이트닝 동시 출력 (일행과 나눠쓰기)
– 무게 400g 전후 이 실용적 한계
4. 선크림 — SPF50+ PA++++ 백탁 없는 것
왜 필요한가: 낮 12시부터 18시까지 6시간 야외. 흐린 날도 UV는 80% 투과한다. 공연 중간에 발라야 하므로 발림성이 관건.
고를 때 체크:
– SPF50+ / PA++++ 필수
– 무기자차 + 유기자차 하이브리드 가 땀에 강함
– 50ml 이하 튜브 (배낭 넣기 쉬움)
– 백탁 없음 — 인생샷을 고스트로 만들지 않기 위함
팁: 아침에 한 번 + 낮 3시 한 번 재도포. 얼굴만 바르지 말고 목덜미·귀·손등·발등 꼭 같이. 작년에 목덜미 안 발라서 화상 입었다.
5. 우비 — 우산 안 된다
왜 필요한가: 5월 말 올림픽공원은 70% 확률로 한 번은 비가 온다. 우산을 펼치면 뒷사람 시야를 가려 사방에서 야유 — 실제로 뒤쪽에서 우산이 “접어주세요” 소리가 쏟아진다.
고를 때 체크:
– 일회용 비닐 우비 + 재사용 가능한 긴 우비 둘 다 챙기기
– 후드형 + 소매 있는 것 (비닐 판쵸는 바람에 날아감)
– 무게 100g 이하 접이형
– 일회용 가격은 2,000~3,000원 / 재사용은 1~2만원대
주의: 우비를 입고 모자는 따로. 우비 후드는 시야가 좁다.
6. 이어플러그 — 청력 보호
왜 필요한가: 헤드라이너 스테이지 기준 음압이 90~105dB. 3일 동안 노출되면 일시적 이명이 생긴다. “공연은 큰소리로 들어야 제맛” 이라는 생각은 10년 후 귀로 후회한다.
고를 때 체크:
– 뮤지션용 필터 플러그 (일반 귀마개가 아닌, 음역대를 고르게 감쇠시키는 전문 제품)
– 20~25dB 감쇠 가 적절 (너무 강하면 베이스가 먹먹해짐)
– 2~4만원대 제품이 가성비 좋음 (Loop, EarPeace, Vibes 등)
7. 물통·텀블러
왜 필요한가: 1회용 생수는 개당 2,000원. 3일 동안 하루 3병 = 18,000원 고정 지출. 무게도 줄일 수 있고, 공연장 내 급수대가 있다.
고를 때 체크:
– 500~750ml 스테인리스 텀블러 선호
– 카라비너로 배낭 외부에 매달 수 있는 것
– 보온 기능 필요 없음 (하루 종일 차가운 물 유지)
8. 에어프레임 가방 + 크로스백
왜 필요한가: 배낭 하나로 버티면 공연 중 짐 정리가 어렵다. 작은 크로스백 에 귀중품(지갑·티켓·핸드폰) / 배낭 에 준비물. 자리 벗어날 때는 크로스백만 들고.
고를 때 체크:
– 크로스백: 방수 / RFID 차단 (티켓·카드 보안)
– 배낭: 25~30L / 방수 커버 포함 / 가벼운 것
9. 휴대용 선풍기
왜 필요한가: 낮 스테이지 앞쪽은 체감 온도 30도 이상. 종이부채는 피로하고 효율이 떨어진다.
고를 때 체크:
– 클립 고정식 (목걸이 스타일은 머리카락이 빨려들어감)
– 4,000mAh 이상 배터리 (하루 6~8시간 저속 사용)
– 무게 150g 이하
– 소음 45dB 이하 (공연 중에도 눈치 안 보임)
10. 모자 + 선글라스
왜 필요한가: 선크림만으로는 얼굴 피부 부족. 챙 있는 모자는 공연 중에도 쓸 수 있고, 선글라스는 오후 잔디마당 광반사를 막아준다.
고를 때 체크:
– 모자: 버킷햇 or 챙이 넓은 캡 / 바람에 안 날아가는 턱끈 있는 것
– 선글라스: UV400 표시 필수. 2~3만원대 저가로 충분
11. 구급 & 소모품
아무도 안 챙기지만 하나라도 없으면 하루를 망칠 수 있는 것들:
- 진통제 (아세트아미노펜 1~2알): 두통·생리통·근육통
- 반창고 2~3개: 새 신발 신고 가면 뒤꿈치 100%
- 물티슈 작은 팩: 돗자리 닦기·손 닦기
- 지퍼백: 비 오면 핸드폰·지갑 임시 방수
- 생리대/팬티라이너: 3일권은 장기전
- 립밤 + 핸드크림: 건조함 관리
시나리오별 우선순위
혼자 1일권 (라이트)
돗자리 + 보조배터리 + 선크림 + 우비 + 이어플러그 → 이 5가지만 챙기면 80점
커플 3일권 (풀세트)
위 + 접이식 의자 2개 + 크로스백 + 선풍기 + 구급세트 → 100점
가족 3일권 (부모님 동반)
위 + 큰 돗자리 + 쿠션 + 돋보기 스타일 선글라스 + 진통제 여유분 → 120점. 부모님은 앉기 편한 자리(뒤쪽 그늘) 고정.
사지 말아야 할 것 (실수담)
- 거대한 아이스박스: 입장 검색대에서 꺼내기 → 녹은 얼음으로 돗자리 침수
- 블루투스 스피커: 주변 관객에게 민폐 + 주최측 제재 대상
- 드론: 반입 금지 / 압수
- 유리병 음료: 검색대에서 반납
- 셀카봉 긴 것(1m+): 시야 방해 원인, 제한 구역 있음
결론 — 준비의 차이는 피로도의 차이
공연 자체는 똑같다. 같은 무대, 같은 소리, 같은 시간. 하지만 얼마나 편하게 즐기느냐 는 준비 90%다. 작년의 나처럼 쪼그려 앉아서 “언제 끝나지” 세지 말고, 올해는 의자에 기대어 맥주 한 모금 하면서 “이 노래 평생 기억할게” 라고 중얼거리자.
위 11개 품목 중에 집에 없는 것만 체크 해서 이번 주 안에 주문해두면 딱이다. 페스티벌 1주일 전부터는 재고가 빠지고 배송도 느려진다. 지금이 적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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